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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상다반사

추억의 베트남 여행 동지갑

by 부자고래 2023. 1. 7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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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는 2018년에 가족과 함께 베트남 하노이 여행을 갔었다.

동남아 여행은 두 번째였지만(첫 번째는 대만 타이베이) 베트남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다시피 해서 이것저것 알아보던 중에 동지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었다.

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.

다이소에 가서 '섹션타입 13포켓(칸막이 타입)' - 가격은 1,500원 을 구입하면 된다.

그리고 인터넷에서 동지갑 만들기를 검색하면 나오는 양식을 다운받아서 출력한다. (저작권 문제로 내가 재배포하기는 좀 그래서.. ^^)

이왕이면 종이를 그대로 포켓에 붙이면 물이나 손의 땀에 의해서 글자가 번지거나 찢어질 수 있기 때문에 코팅을 해주면 더 좋다.

코팅은 보통 문구점이나 사무용품 판매점에 가면 장 당 500원 정도면 할 수 있으니 출력한 종이를 코팅하는 것을 추천한다.

 

그리고 코팅한 종이를 잘라서 겉과 안쪽에 붙여준다.

아래 사진은 종이를 붙인 결과물이다. 좀 엉성하긴 한데 나름 베트남에 가서 잘 사용하였다.

왼쪽은 동/원화 금액 단위 표기표이다.

가운데는 '고수를 주지 말라' 라는 문구이다.

오른쪽은 '고수를 주지 말라' 라는 문구? 였던 것 같다. 비슷한 말을 왜 두 개나 붙였는지 모르겠다.

사실 나는 이제 고수를 좋아하다 못해 없어서 못먹는, 사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.

고수를 처음 접했을 때 나는 '이 화장품 맛 나는 풀을 왜 먹어야 하지?? 다 빼면 좋을 텐데.' 라는 평을 남겼을 정도로 고수를 싫어했다.

그런데 현지에서 먹은 쌀국수의 고수는 향이 매우 향긋하고 좋았다. 그렇게 베트남에서 맛본 고수 본연의 향을 접하고 난 뒤에는 고수를 좋아하게 되었다. 확실히 한국에서 먹는 고수보다 베트남에서 먹는 고수의 향이 조금 다른 것을 알 수 있었다.

가끔 외국인들이 깻잎 향을 싫어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것과 유사한 일이라고 생각한다. 하지만 깻잎을 사랑하는 민족인 나는 고수 또한 좋아하게 되었으니 잘 된 일이라고 생각한다.

커버 위쪽에는 동 지폐 그림과 함께 금액 단위가 표기된 표를 붙였다.

아래에는 섹션별로 금액구간을 붙였고, 한국어와 베트남어로 된 표도 붙였다.

 

사실 여행을 다녀와서 하는 말이지만 동지갑을 크게 추천하지는 않는다.

그 이유는 동지갑을 들고 다니면 한국인 임을 바로 알 수 있는데다가, 지갑을 꺼내는 순간 여행자 덤터기를 쓸 수 있기 때문이다.

베트남 또한 동남아이기 때문에 한국인을 상대로 바가지를 씌우는 일이 잦다고 한다.

실제로 길거리 음식점에서 바가지를 씌워서 원가의 거의 2배 ~ 3배 불려 가격을 말한 것을 알 수 있었다.

간혹 현지인이 이 가격이 비싸니까 사지 말아라~라고 안내해주는 경우도 있으나 그런 친절은 거의 볼 수 없기 때문에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가장 좋다.

 

여행 2일차 쯤부터 위와 같은 일을 겪게 되면서 동지갑은 캐리어 저 안쪽에 처박아두곤 다신 쓰지 않았다.

그냥 동지갑은 베트남 여행 초반에만 지폐를 분류하는데에 쓰거나 정산할 때에만 사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.

 

다음엔 꼭 친구들과 베트남 혹은 대만, 태국 이쯤으로 여행을 가볼 생각이다.

그때엔 오랜만에 동지갑을 또 다시 꺼낼 일이 생길지도 모르겠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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